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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 & 질환 정보

고혈압이란? (Hypertension)

by jinjjaroo 2025. 6. 11.

고혈압(Hypertension)은 현대인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만성 질환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성인 인구의 약 30%가 고혈압을 앓고 있을 정도로 그 유병률이 높습니다.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특별한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지만,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만성 콩팥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의 주요 위험 인자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 고혈압의 정의와 진단 기준: 혈압의 이해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을 의미합니다. 보통 두 가지 숫자로 표현됩니다.

  • 수축기 혈압 (Systolic Blood Pressure): 심장이 수축하여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최고 압력입니다.
  • 이완기 혈압 (Diastolic Blood Pressure): 심장이 이완하여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이 유지하는 최저 압력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80mmHg 미만입니다. 고혈압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정의됩니다.

  • 고혈압 진단 기준:
    • 병원 측정 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 가정 측정 시: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측정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135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인 경우.

최근에는 고혈압 전단계(Prehypertension)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이는 혈압이 정상보다는 높지만 아직 고혈압 진단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수축기 12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를 말합니다. 이 단계에서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고혈압 전단계부터도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2. 고혈압의 분류: 원인에 따른 구분

고혈압은 크게 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Essential/Primary Hypertension):
    •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9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 명확한 한 가지 원인을 찾기 어렵고, 유전적 요인, 나이,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흡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경적 요인과 생활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이차성 고혈압 (Secondary Hypertension):
    • 전체 고혈압 환자의 5~10%를 차지합니다.
    • 신장 질환(만성 콩팥병, 신혈관성 고혈압 등), 내분비계 질환(갑상선 기능 항진증, 부신 종양 등), 특정 약물 복용(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 수면 무호흡증 등 명확하고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는 경우입니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고혈압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3. 고혈압의 원인과 위험요인: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가?

고혈압은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여러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알고 관리하는 것이 고혈압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합니다.

  • 유전적 요인: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본인도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는 유전적으로 혈압 조절 시스템의 취약성이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노화: 나이가 들수록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고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수축기 혈압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비만: 체중이 늘어날수록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보내야 하므로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커집니다. 복부 비만은 특히 고혈압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식습관:
    • 나트륨(소금) 과다 섭취: 소금은 체내 수분을 증가시켜 혈액량을 늘리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입니다.
    •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 섭취: 혈관 건강을 해치고 동맥경화를 촉진하여 혈압 상승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부족: 혈압 조절에 중요한 미네랄이 부족하면 혈압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운동 부족: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운동 부족은 비만을 초래하고 혈압 상승 위험을 높입니다.
  • 스트레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수를 증가시켜 혈압을 일시적 또는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 과도한 음주: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압약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 흡연: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동맥경화를 촉진하며 혈압을 높입니다.
  • 만성 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수면 무호흡증 등 다른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고혈압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집니다. 이들 질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심혈관 합병증 위험을 가중시킵니다.

4. 고혈압의 증상과 합병증: '침묵의 살인자'의 위험성

고혈압은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립니다. 많은 환자들이 혈압이 매우 높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압이 아주 높아지거나, 이미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진행된 경우에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비특이적 증상: 두통(특히 아침에 심한), 어지럼증, 코피, 이명(귀울림), 시야 장애,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만성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은 고혈압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 치명적인 합병증: 고혈압이 장기간 방치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전신의 혈관에 손상을 입혀 다음과 같은 심각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뇌혈관 질환: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일과성 허혈 발작 등으로 인해 마비, 언어 장애, 의식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심혈관 질환:
      • 심근경색, 협심증: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입니다.
      • 심부전: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해 전신에 혈액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태입니다.
      • 심비대: 심장이 과도하게 일을 하여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현상입니다.
    • 신장 질환: 고혈압성 신장병(신경화증)으로 인해 콩팥 기능이 점차 저하되어 만성 콩팥병, 심하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여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게 됩니다.
    • 혈관 질환: 동맥경화가 가속화되어 대동맥류, 말초동맥질환 등 전신 혈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망막 손상: 고혈압성 망막병증으로 인해 시력 저하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5. 고혈압의 진단 방법: 정기적인 측정이 핵심

고혈압은 반복적인 혈압 측정을 통해 진단합니다. 한 번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해서 바로 고혈압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 병원 진료실 혈압 측정:
    •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최소 2~3회, 2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2주 이상 간격을 두고 다시 측정하여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을 때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 측정 전 최소 5분 이상 앉아서 안정을 취해야 하며, 커피나 흡연은 최소 30분 전부터 피해야 합니다.
  • 가정 혈압 측정:
    • 최근에는 가정용 전자식 혈압계가 널리 보급되어 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가정 혈압 측정은 진료실 혈압 측정보다 실제 생활 혈압을 더 잘 반영하며,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은 경우)'이나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 진료실에서는 정상인데 집에서만 혈압이 높은 경우)'을 구분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 ABPM):
    • 팔에 혈압계를 부착하여 24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수면 중 혈압 변화를 포함하여 하루 동안의 혈압 변동성을 파악하는 데 가장 정확하며,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 진단에 특히 유용합니다.
  • 추가 검사: 고혈압으로 진단된 후에는 콩팥, 심장, 뇌 등 표적 장기의 손상 여부와 당뇨, 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안저검사, 콩팥 초음파 등)가 필요합니다. 이는 합병증 발생 위험을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6. 고혈압의 치료와 관리: 평생의 동반자

고혈압은 대부분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입니다.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하여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환자가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치료는 크게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로 나뉩니다.

(1) 생활 습관 개선 (가장 기본적인 치료)

생활 습관 개선은 혈압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하며, 혈압약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됩니다.

  • 저염식: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나트륨 2,000m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공식품, 국물 음식, 외식을 줄이고 싱겁게 조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 체중 감량: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혈압 조절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 규칙적인 운동: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금연, 절주: 흡연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압을 높이며,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압약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하고 음주량을 제한해야 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취미 활동, 명상, 요가, 충분한 수면 등)을 찾아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균형 잡힌 식사: 채소, 과일,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 살코기, 견과류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DASH 식단(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2) 약물 치료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목표 범위 내로 조절되지 않거나, 이미 합병증이 있거나, 당뇨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고혈압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 다양한 종류의 항고혈압제: 이뇨제, 칼슘채널차단제,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베타차단제, 알파차단제 등 다양한 종류의 약물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와 동반 질환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거나 여러 약물을 조합하여 사용합니다.
  • 꾸준한 복용의 중요성: 혈압약은 혈압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것이 아니라,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장기적인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해서는 절대 안 되며,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여 복용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혈압이 잘 조절되더라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고혈압의 예방: 건강한 생활 습관의 힘

고혈압은 유전적 요인이 있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습니다. 특히 정상 혈압이거나 고혈압 전단계인 경우,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은 고혈압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젊은 나이부터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어릴 때부터 저염식,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 1회 이상 혈압을 측정하고, 필요한 경우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콩팥 등 표적 장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 위험 요인 관리: 당뇨병, 고지혈증 등 다른 만성 질환이 있다면 철저히 관리하여 고혈압 발생 위험을 줄여야 합니다.

8. 결론: 고혈압, 아는 만큼 건강해집니다!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어 혈관과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침묵의 살인자'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 올바른 생활 습관 실천, 그리고 필요시 의료진과 상의하여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고혈압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고혈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여러분의 건강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고혈압이란? (Hypertension)